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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62] 달빛아래를 거닐며

박무용 2021-11-18 조회수 248

秋景夜話(추경야화)

"掩卷下中庭 엄권하중정
 月色浩如水 월색호여수
 秋氣凉滿襟 추기량만금
 松陰密鋪地 송음밀포지
 百蟲催夜去 백충최야거
 一雁領寒起 일안영한기
 靜念忘世紛 정념망세분
 誰同此佳味 수동차가미"

「책을 덮고
 앞뜰로 내려서니

 달빛이 물처럼 넓고 크다.

 가을 기운은 가슴을   
 서늘하게 채우고

 소나무 그림자는 짙게
 땅에 깔려 있다.

 온갖 가을 벌레는 밤을
 재촉하여 떠나 보내고

 한마리 기러기를 보니
 겨울이 오는 것을 아네.
 
 조용히 상념에 젖어
 세속의 일을 잊으니

 누가 이 좋은 풍치를
 함께 할까?」

 중국 북송 중기 때 호를“소소선생”이라 불리고,
 관직과 관련해서 '文湖州(문호주)'라고 한

“文同문동(1018-1079)”의

[步月(보월)--달빛아래를 거닐며]이라는
 한시입니다.

“문동”시인은
 시,서,그림에 박식해 명성을 떨치기도 했으며,
 말년에 湖州(호주,태호근처)태수로 임명되어
 부임하던 중 죽은 시인입니다.

 고대인은 달밤에는 낮과는 다른 기운이
 지배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음의 기운이 가장 큰 기운인 즉 태음(太陰)의
 그 기운은 인간과 동물의 감성을 향진시키고,
 신비한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주술적 기운이라고 말하죠.

 어느 작가는 이 의미를
“사실(事實)이 달빛에 물들면 신화(神話)가 되고,
 햇빛에 바래면 역사(歷史)가 된다”고 말하니
 이는
 낮이 역사의 현실이라 하면
“달밤은 신화적 세계”인 셈이 된다고 보고 있죠.
 
 시인은 저물어 가는 가을 정취를 너무나
 아쉬어 하며 "함께 할 그 누구 없나?"라고
 
 그것도 달빛아래를 거닐면서
 노래를 하고 있는데..
 
“月沈沈夜三更    월침침야삼경
 兩人心事兩人知 양인심사양인지”

「달빛도 아슴한
  자정무렵인데..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 알겠지..」

 이는 혜원(蕙園) 신윤복(1758-?)이 그린
 혜원전신첩 중에 있는 “월하정인(月下情人)”의
 화제(畵題)인데요.
 1793년(정조18)8월21일 밤11시50분?
 자정 전후로
 그 당시 사랑하는 사람이 달빛아래 만나는
 풍속을 그림에 잘 묘사하고 있으며,
 그 심사를 화제(畵題)로 표현하고 있어
 그야말로 달빛아래 사랑의 신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럽죠.

 이제
 우리는 정녕 가을 끝물을 아쉬워 하면서
 겨울을 맞이 할 채비를 해야겠네요. 


 


◇秋景夜話(추경야화)
 가을 끝물 한밤중에 나누는 속삭임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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