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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75] 늙으신 어머님 곁을 떠나며..

박무용 2022-03-02 조회수 208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褰幃拜母河梁去  건위배모하량거
 白髮愁看涙眼枯   백발수간누안고
 慘慘柴門風雪夜   참참시문풍설야
 此時有子不如無   차시유자불여무”

「휘장 걷고(※어머니 방 열고)
 절 올리고 떠나려고 하니

 근심스레 자식 보시는
 백발 노인은 눈물조차 말랐네

 눈보라 치는 밤 사립문(※대문현관)앞에서
 헤어지는 비통한 심정

 이때 어머니 마음은 자식 있는 것이
 없는니만 못 하시니라.」

 중국 청나라 건륭제(1736-1796)시대 때
 활동한 자가 ‘중칙’으로 불린

''黃景仁황경인(1749-1783)''의

 [别老母(별노모)--늙으신 어머님 곁을 떠나며..]라는

''河梁别(하량별)--송별하는 일''을 아주 잘 묘사한
 서정시입니다.

※河梁(하량)--한 나라 때 흉노땅에서 ‘이릉’이 ‘소무(BC140-BC60)’와 헤어 질때
‘이릉(?-BC74)'이 지어준 송별의 오언시 중
 첫 구절인[携手上河梁(휴수상하량)--다리위에서
 손을 마주 잡으며]에서 따온 말로 이별을 뜻합니다.
 
''황경인''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어 빈곤한 가운데
 시를 읽혔으며,[주균(1729-1781),경학,금석학자]과
[옹방강(1733-1818),서예.경학.금석.추사 김정희
(1786-1856)의 스승]으로 부터 재능을 인정 
 받았다고 하네요.
 
 어머니와의 이별을 아주 잘 묘사한 약 260여 년 전
 시인의 마음 속에 이 때마는 “무자식 상팔자”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는 마음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고있지요.

 하직 인사하는 자식의 붉은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지만,눈물조차 메마른 백발노인의
 얼굴에는 시름이 서성거리는 가운데
 모자간의 이별의 정을 그려내니..
 하지만
''황경인''은 ‘섬서’지방으로 가다가 해주 땅에서
 병으로 35세로 죽었으니 그 마음이야••

「눈 위에 쓴다
 사랑한다 너를

 그래서 나 쉽게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
 떠나지 못한다」라는

''눈 위에 쓴다''--시인-「나 태 주(1945~ )」의
 싯구절을 곱씹으면서

 봄의 소리가 저 땅끝에서
 살며시 오려는 것을 못짓으로 느껴본다. 



 

◇해남 땅끝마을
 《달마산(도솔암)에서 내려본 땅끝 풍경》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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