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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110] 夜雨寄北(야우기북)-비 오는 밤에 아내에게

박무용 2022-11-22 조회수 156

가을 어느 날
그리운 마음을 가을의 노래로 띄우니..

“君問歸期未有期  군문귀기미유기
 巴山夜雨漲秋池  파산야우창추지
 何當共剪西窓燭  하당공전서창촉
 却話巴山夜雨時  각화파산야우시”

「당신은 돌아갈 날
 묻지만 기약이 없고

 파산(※남산)에 내리는 비
 가을 못물 불게 하네.

 언젠가 다시 서쪽 창가에서
 촛불 심지 다듬으며

 지난 일 더듬으며 파산(※남산)에
 밤비 오던 때를 얘기하게 될지..」

 중국 唐(당)나라 말 晩唐(만당) 詩人.
 字가 ‘의산’ 號가 ‘옥계생’으로 불린

“李商隱이상은(813-858)”이 지은

[夜雨寄北(야우기북)--비 오는 밤에 아내에게..]라는 
 
 애정시의 白眉(백미)로 꼽힐정도로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작품입니다.

 시인 “李商隱(이상은)”은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관리생활을 했으나 그 삶은 당쟁(黨爭)에
 휩쓸리는 바람에 불우한 생애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에는 서정시가 많고, 아름다운 기풍의
 수사(修辭)를 중히 여겨 정밀하고 화려합니다.

 위의 시에서 부부간의
 애틋한 정이 절로 묻어나지 않는지요?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절절함이
 배어 있어 더욱 애잔하지요.

 ※巴山(파산)은 사천성 남강현 북쪽에 있는
 대파산.소파산을 가르키는데,
 작자가 이 곳에 지방관리로 혼자 떨어져 있을 때
 蜀(촉)-사천성에서 보면 북쪽에 해당하는
 唐나라 수도 장안에 있는 아내에게
“비오는 어느 날에 부친 시(寄北기북)”라고
 보면 됩니다.

“一夜飛花千片  일야비화천편
 繞屋鳴鳩乳燕  요옥명구유연”

「하룻밤 날리는
 꽃잎은 천 조각이요

 집을 빙빙 도는 건
 산비둘기와 어린제비로다..」라고

 조선 후기 대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년간 유배지 전남 강진땅에서
 고향 양수리로 돌아갈 날을 고대하면서
아내의 “知己(지기-친구)”를 자처한 따뜻한 남편이
 홍씨(풍산)부인에게

 가을 어느 날 그리운 마음을
 가을의 노래로 띄우니
당나라 시인 “의산-이상은”이나
 조선의 시인 “다산-정약용”의 마음속에서
 그 情感(정감)만은 각각 두 사람만이 아는 것

 그래서 가을은
 정녕 그리움과 정겨움을 애잔하게
 몰고 오고 가는 것일까?!.. 



 

◇가을정경《가을밤톨 세개..》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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