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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131] 저문 봄날 동문을 나서며

박무용 2023-07-26 조회수 110

애끊는 사랑의 노래를 실어보내네..

"日永山深碧草薫 일영산심벽초훈
 一春歸路杳難分 일춘귀로묘난분
 借問此身何所似 차문차신하소사
 夕陽天末見孤雲 석양천말견고운"

「낮은 길고 산이 깊어
  푸른 풀 향기로운데

 봄날이 가는 길이 아득하여
 분별하기 어렵네.

 물어 봅니다, 이 몸은
 무엇과 흡사해 보이는지?

 해 거름녘 하늘 끝에
 보이는 외로운 구름이지 않나요..」

 조선후기(순조,헌종)때 평안 성천 출신 기생으로,
“운초-金芙蓉김부용(?ㅡ?)”이 지은
 
[暮春出東門(모춘출동문)---저문 봄날 동문을 
 나서며..]이라는 戀情(연정)詩입니다.
천안 광덕산(699m)에 묻혀있는 춤과 詩文에
 뛰어난 “김부용”은 그녀 나이19세 때 77세나 되는
 金履陽(김이양1755-1845)을 평양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김이양”은 1795(정조)년,41세 정시문과 급제 해
 호조판서에 이르면서 91세의 장수를 누린 인물이죠.

 김부용과 사랑에 빠진 김이양은
 자신의 직분을 이용하여 부용을 기적에서 빼내
 양인으로 만들어서 부실로 삼았으나,
 호조판서로 제수받은 “김이양”은
 기약없이 한양으로 떠나버리고 마니..

 원망과 투정속에 재회를 기다리던 중
“김이양”의 기별을 받고 서울 한양으로 올라가
 남산 중턱에 “녹천당”이라는 집을 꾸미고
 살림을 차린 후
김이양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15년 세월을 함께 보내죠.

1847년경부터 남편이 죽은 후 3년뒤 한강용산의 서호
에서 현대판 ※걸그레쉬로 이름난 기생출신 여성들이
삼호정(三湖亭)시사라는 한시콘서트를 열어가는데..
여기에 김부용.김금원.경산.박죽서.경춘..등
문화행사를 가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김이양이 죽은 후 홀로 녹천당을 지키다가
 몇 해 후 천안 태화산(광덕산-호두나무)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삶을 마감합니다.

 그녀가 남긴 문집 “芙蓉集(부용집)”에 시 300 여 首
 우리나라 “규수문학”의 정수로 꼽혀지고 있습니다
 
 구구 절절이 천리 길 떨어진 정인(情人)과의 마음이
 노래로 이어지니 애끊는 사랑의 노래는
봄바람에 실려 가네요.. 



 

◇설악산 비선대 가는 길《숲속의 속삭임 25》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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