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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산책 45] 그리움은 빗줄기를 타고 흐르네!.

박무용 2021-07-13 조회수 294

 그리움은 빗줄기를 타고 흐르네!..
 《서산 간월암》

“十日長霖若未晴  십일장림약미청
 鄕愁蠟蠟夢魂驚  향수납납몽혼경
 中山在眼如千里  중산재안여천리
 堞然危欄默數程  첩연위난묵수정

「열흘 긴 장마
 개일 기색 없는데

 고향 그리워
 꿈결에 놀라 깨누나.

 임 계신 곳(※中山)이
 눈앞이나 천리 같아

 높은 난간에 올라서
 가는길 헤아려 보네..

 조선 중기 '一朶紅(일타홍)'이라 불리기도 한
 금산 출신 기생으로 주로 한양에서 주로 활동한

''취연(翠蓮 ?- ?)''이 지은

[長霖(장림)--장마]이라는

 한 떨기 붉은 꽃 '一朶紅(일타홍)'이라는 멋진
 이름까지 지닌 취연(翠蓮)이 선조 대에 좌의정까지
 지낸 沈喜壽-심희수(1548-1622)를 연모한
 연정시입니다.

 미색뿐만아니라 그림과 글씨에도 빼어난 재능을
 지녀 그 당시 많은 시인묵객들이 다투어 찾았다고
 할 요즈음의 유명 연예인 이지요.
 
 심희수의 나이 15세이고, 일타홍의 나이는 분명치
 않지만 17세 전후였는가 보는데
 심희수는 아직 결혼 전이었고, 이팔청춘에 일타홍과 
 꿈결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요.

 이러한 일타홍이 심희수를 만나 기생 생활을 
 청산하고 심희수와 살게 되는데요.
 일타홍은 심희수에게 글공부에 전념할 것을
 요구하며
 일타홍은 심희수가 자신에게 너무나 빠져 있어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과거에 급제한 뒤에 나를 
 찾으라’는 편지를 두고 집을 나왔다고 합니다.

 이후 심희수는 공부에 더욱 정진해서 21세에 
 진사시에 급제하고, 25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일타홍과 다시 만나게되죠.

 그 후 다시 10년이 흘러 심희수는 35세 되던 해에
 죄를 얻은 허균의 형 허봉을 두둔하다가 금산(錦山)
 군수로 좌천된다. 금산은 일타홍의 고향이다. 
 그런데 
 일타홍이 금산에서 미미한 병에 걸리더니 고통도 
 느끼지 않고 숨을 거두면서
 다음과 같은 시 한 수를 남겼으니..

 그 유명한 상월(賞月-달구경)이라는 절명시입니다.
 이때 심희수의 나이가 
 36세이니 일타홍의 나이는 아마도 38세 쯤 되었을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靜靜新月最分明   정정신월최분명
 一片金光萬古淸   일편금광만고청
 無限世間今夜望   무한세간금야망
 百年憂樂幾人情   백년우락기인정''

「맑고 고요한 초승달
 또렷하기도 한데

 한 줄기 달빛은
 천년만년 푸르렀겠지.

 넓디넓은 세상에
 오늘 밤 달을 보며

 백년의 즐거움과 슬픔
 느끼는 이 몇이나 될까..」라고 절명시로 노래하니
 
 러브스토리는 여기까지입니다.
 
 덧없는 사랑!
 그리움은 빗줄기의 음률을 타고
 사랑의 노래가 흘러가네요!.. 



◇오늘밤 달을 보며《서산 간월암》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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