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회원마당

보건복지부 비영리 민간단체 한국간이식인협회

회원게시판

[인문학 산책 63] 가을 밤에 앉아서

박무용 2021-12-17 조회수 256

素朴美-- 소박함이 묻어나는 테이블

"庭戶無人秋月明  정호무인추월명
 夜霜欲落氣先淸  야상욕락기선청
 梧桐眞不甘衰謝  오동진불감쇠사
 數葉迎風尚有聲  수엽영풍상유성"

「뜰에는 인적이 없고
 가을 달만 밝은데

 밤 서리가 내리려고 하니
 기운부터 맑다.

 오동잎은 정녕 시들려
 하지 않거늘

 잎새 몇 잎만이 바람을
 맞이해서 오히려 두런거린다..」

 중국 송나라 북송 말기 호가'가산'으로
 소년시절부터 재능을 보였던

「장뢰張耒 (1054-1114)」의

 [夜坐(야좌)-가을 밤에 앉아서]라는

 성리학의 영향을 받은 송나라 당시의 유행한
 시풍으로 철학적 사상을 실은 한시 인데요.
 소식(蘇軾.소동파,1036-1101)의 [소문4학사--
 蘇軾문하의 4학사]한 사람으로 제자이죠.

 가을 밤 서리가 내리려고 하는데도 시들지 않고,
 바람을 맞이해서 오히려 두런거리는 오동잎에서

 어떠한 역경속에서도 지조를 꺾지 않고
 결연히 자세를 가다듬는
 시인의 굳건한 모습을 읽을 수가 있지요.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않는다.(鳳凰,
 非梧桐不止,非竹實不食)는 말과 함께...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늦가을 밤속에
 그렇게 세월은 우리로 부터 멀어져 가네요.               


''庭畔竹枝經雪茂  정반죽지경설무
 檻前桐葉望秋零  함전동엽망추령''

「뜰 가에 대나무 가지는
 찬 눈을 겪으며 무성하고

 난간 앞에 오동잎은
 가을을 바라보며 떨어지는구나.」

 백련초해(百联抄解)]에서도
 세월의 무상함을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투영해서
 그린 한시 2구(1련)를 노래하고 있으니
 이제는 찬바람이 문풍지를 두드리는
 초 겨울을 맞이해야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새로운 기대감 속에서.. 


 



◇素朴美-- 소박함이 묻어나는 테이블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입력